In NewYork
아침부터 꽤나 바쁘게 움직였던 하루다. 주중에 온다던 데니엘은 아직까지 깜깜무소식이여서 뉴욕에서 머물면서 할일을 더 찾을 수 밖에 없다. NYU에서 해주는 수단 정부수립 문제에 대한 강연회에 갔다. 점심시간이여서 주최측에서 제공해주는 공짜 점심도 먹을 수 있었다. 어제 구글 사내식당에서 공짜밥 먹다가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해서 성공한 사람의 뉴스를 읽었는데, 요즘 부쩍 공짜밥 얻어먹고 다니는 회수가 늘어난 내 생활과 비슷한것 같아서, 나도 꼭 성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있어서 계획도 굉장히 중요하긴 하지만, 우연이 만들어내는 결과 역시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만약 그 한국인이 구글에서 공짜밥을 먹지 않고, 시티은행에서 공짜밥을 먹었다면, 앱 개발자로서 성공을 거둘수는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어제 밤 잠을 많이 자지 못한 탓에 강연 시작부터 꾸뻑꾸뻑 잠이와서 참느라 고역스러웠다. 워낙 관심이 적었던 주제인데다가 자리까지 뒷자리이니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오늘은 룸메이트 남경이 형과 같이 왔는데, 형은 벌써 눈을 감고 자고있다. 강연이 끝나고, 형과 브롱스 동물원에 가기로 했다. 워낙 오래된 동물원이라고 해서 기대가 많이 된다. 브롱스로 건너가는 5호선 열차를 타고 허드슨 강을 넘어가자, 기차 안이 온통 흑인들이다. 흑인 동네로 유명하다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흑인들 사이에 유일한 동양인 두명이 되다보니, 살짝 긴장이 된다. 형과 흑인들에 대한 농담을 하며, 지루한 시간을 달랬다.
동물원에 도착해서 한사람당 1달러씩 도네이션을 하고 막상 동물원 안으로 들어갔더니 동물이 하나도 없다. 겨울인데다가 우리가 너무 늦게 온 탓도 있다. 기대를 많이 하고 왔는데, 건물도 별 특징이 없고, 살짝 실망이다. 맨하탄에서 하는 무료 와인 테이스팅에 참가하기 위해 돌아가는 길을 서둘렀다.
56가에 있는 꽤나 분위기 있는 와인바에 도착, 사람들이 꽤나 많이 와 있었다. 주최자인 비앙카는 굉장히 유쾌한 여자이다. 뉴욕에서 homeless shelter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homeless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하니까, 계속 연락을 하자고 한다. 다음에 뉴욕에 오면 자기 shelter에서 봉사활동도 시켜줄 수 있다고 한다. 저번에 20,30 meet up에서 봤던 sunny도 다시 보게 되고 부동산 에이전트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흑인여자애는 명함을 주면서, 뉴욕에서 갈만한 곳이 어디인지 자기한테 물어보고 싶으면 이메일을 보내라고 한다. 남경이 형이 분위기에 적응을 잘 못해서, 어쩔수 없이 1시간도 채 안되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어쨋든 공짜 와인과 치즈는 참 맛있었다.
집에오는길 루즈밸트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루즈벨트아일렌드에서 집까지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케이블카에서 본 뉴욕야경은 정말 아름답다. 멘하탄과 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루즈벨트 아일랜드는 뉴욕같지 않게 참 한산하다. 강을 끼고있어서 운치도 있고 어디서나 맨하탄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니 참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인지, 집값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나중에 뉴욕에서 일 할 기회가 생긴다면, 거처는 이곳으로 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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