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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중관춘(关村)과 장쟝(张江)의 투자환경과 창업문화를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투자
지금까지의 업계의 사례들을 보면 벤처투자나 엔젤투자를 받은 초기 기업이 계속해서 생존할 확률은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경우보다 3~4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단기간에 수익창출이 힘든 스타트업에게 자금수혈은 생존여부를 판가름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투자환경은 어떠할까?

 중국에선 2010년부터 사모기금, 벤처캐피털 등의 벤처투자가 급증세를 보이다가 12년부터는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Pedata.cn 의 통계에 다르면 13년도 11월까지 중국의 벤처투자는 총 1062건으로 전년도 보다 15.2% 증가하였고 투자총액은 59.2억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3.2% 하락하였다. 투자금액은 하락하고 투자빈도는 높아진 것으로 보아서 규모가 작은 초창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였음을 유추할 수 있다. 최근 IPO M&A등을 통한 EXIT이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들이 투자기간을 길게 예상하고 자금을 운용하기 시작하여 초창기 기업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벤처캐피털들의 첫 번째 선택은 언제나 중관춘(关村)이라는 말이 있다. 2012년 중국에서 이루어진 벤처투자 가운데 30%가 중관춘(关村) 소재 기업에게 이루어졌다. 그만큼 중관춘(关村) 지역은 벤처캐피털의 주목을 많이 받고 투자도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다. 또한 Cyzone.cn 2011년 자료에 의하면 중관춘(关村)의 기업수는 전년도 대비 17% 증가했는데 엔젤투자기금은 전년도에 비해 248%나 증가하였다. 투자대상을 찾는 벤처자본이 그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스타트업들이 실제로 투자를 받게 하기 위해서 중관춘(关村)에 있는 여러 인큐베이팅 센터들이 이들을 연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3W Coffee, Cheku Coffee등 커피숍 형태로 운영되는 살롱들에서도 투자자들이 기업가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은행권으로는 베이징은행을 중심으로 중소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체계와 대출상품을 개발하여 스타트업들의 대출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중관춘(关村)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중국 사모펀드로는 Jiuding Capital, CDH Investment 등이 있고, 벤처캐피탈로는 TusPark Ventures, GSR Ventures등이 있다. 외국 벤처캐피털로는 소프트뱅크 벤처, IDG Capital등이 베이징에 중국 헤드쿼터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장쟝(张江)은 처음부터 다른 첨단산업단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적으로 설립, 발전해왔기 때문에 중관춘(关村)과 비교할 때 더 잘 계획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투자환경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장쟝(张江)의 특징은 바로 그 자체로서 하나의 거대한 인큐베이팅 센터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의 현황을 파악해서 은행이나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큐레이팅 하는 역할을 하여서 기업신용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벤처캐피털이나 엔젤투자자들 그리고 법률기관들이 모이도록 투자클럽이나 협회를 구성하는 일도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성장의 각 단계에 위치한 스타트업들의 정보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여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다. 장쟝(张江)의 투자환경에서 또 한가지 장점으로 꼽히는 부분은 상하이 OTC(장외시장)의 활성화이다. OTC를 통해 비상장 주식의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투자금 조기회수의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이는 투자자들이 더욱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장쟝(张江)하이테크파크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투자자들로는 SVB Capital SPD Silicon Valley Bank등이 있다. 외국계 투자회사로는 DFJ Dragon Fund가 상하이에 헤드쿼터를 두고 있고 장쟝()에서 주로 활동하는 벤처캐피털로는 Shanghai Pudong Venture Capital Shanghai Dingjia Ventures가 있다.
문화


 문화라는 부분에서 워낙 다양한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관춘(关村)과 장쟝(张江)의 문화를 짧은 몇 줄의 글로 설명한다는 것은 힘들지만 그래도 중국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수긍하는 두 지역 창업문화의 차이점이 존재한다. 중국사람들은 중관춘(关村)의 창업가들은 실보다는 허를 생각하고 장쟝(张江)의 창업가들은 허보다는 실을 더 따진다고 들 한다. 중관춘(关村) 창업가들은 기업의 청사진을 그리는데 있어서 업계의 큰 흐름과 이에 따른 비전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에 반하여 장쟝(张江)의 창업가들은 실질적인 수익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 중관춘(关村)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은 청년창업가라고 불리지만 장쟝(张江)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은 디아오쓰(吊丝:허름하고 측은해보이는 사람을 일컫는 중국의 신조어) 라고 불린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창업에 대한 시선이 다르다는 것이다. 사실 이는 모두 중관춘(关村)에 비해 아직 장쟝(张江)의 창업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자생적으로 발전한 측면이 많은 중관춘(关村)의 경우 지금까지 창업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 속에서 창업문화가 어느 정도 자리잡았고 크게 성장한 기업들이 중관춘(关村)을 떠나지 않고 지키면서 후대의 도전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반면 장쟝(张江)의 창업은 문화적 측면보다는 정책적 제도적 측면이 더 큰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인다. 물론 중관춘(关村)의 창업문화도 선진국들에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닷컴버블 이후 10년 만에 벤처산업계가 다시 좋은 시절을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그 사이 세계는 훨씬 더 평평해졌고 우리나라 스타트업들 중에도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하는 회사들이 많아졌다. 그러기에 앞으로 이웃나라 중국에서 들려올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승전보가 더욱 기다려지게 된다. 중국에는 중관춘(关村)과 장쟝(张江) 이외에도 좋은 산업단지들이 더 많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두 곳만 소개했다.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보다 실질적이고 정확한 정보들을 관심 있는 모든 이들과 공유할 수 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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